이제 좀 괜찮아지려나 했는데 또 시작
결국엔 일어나 앉았다

날이 밝기 전에 불을 끄고 누우면 꼭 어두워야 고개를 처드는 것들이 머릿속을 헤집고
내 눈은 물기가 마르질 않고
근데 이제 우울하단 기분은 안든다 우울해서 우는 건 아님
그다지 힘들다는 생각도 안 들고 괴롭지도 않고
그냥 좀 지겨울 뿐
그래서 더 미치고 환장할 노릇
이게 뭔 배부른 나르시즘이여 Aㅏ

아놔 근데 나
문체가 변해가는 걸까
문체란 게 있기는 있었나 나따위한테 근데 뭔가 희한하다
왜 자꾸 되도않는 은유를 나도 모르게 하려고 지랄이지

어쨌든 그렇다
웹툰을 보지 말았어야 했나보다
시간이나 때우려고 봤다가 전혀 엉뚱한 곳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자극받고 또 터졌잖아
저 아래로 가라앉고 있었는데 ㅅㅂ



그리고 언제나 카카시로 시작해서 카카시로 끝남
나로 시작해서 나로 끝나고
여전히 이입 쩔고
뫼비우스가 빙글빙글 돌다가 해가 뜨면 증발하고 퓨즈 끊김

왜 낮과 밤따위가 있는 걸까



카카시와 나의 사랑(?)은..............-_-.........
그래, 뭐.. 많이... 정말 많이 양보해서 카카시"에 대한" 나의 사랑은
새로운 국면을 맞은 것 같다

이것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어떻게 묘사해야 할지 모르겠어
나는 이런 종류의 감정을 가져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아마도'
뭔지 모르겠으니까 이것도 확신할 수가 없다

근데 뭐........ 당연한 건가?
내게 카카시라는 존재가 가지는 의미가 달라져버렸으니까
다행히도 나의 나름 피눈물 나는(?) 발악질 덕에
의미가 달라졌다고 마음이 식지는 않았다

하 근데 일단
그냥 만화속에 등장하는 덕질하는 캐릭터.........라는 차원은 이미 넘어서버렸다.

이제 다키마쿠라에서 진짜 카카시가 걸어나오는 걸 보는 날도 머지 않았어.
아 다키마쿠라부터 사야........ <<..................
내가 지금 뭐라는 것인가.
이건 농담임.(반만)

의식의 흐름대로 쓰다보니 본심이 마구 튀어나오는군.
내가 쿨한 덕녀......라기보다 그래도 마지막 선은 안 넘는
이성과 지성을 간직한 덕후 코스프레를 얼마나 열심히 해왔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건 날 밝으면 지울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카카시는 이제 만화의 차원을 초월한(?) 무언가.. 같은 개념이 되었다
대상을 넘어선 내 멘탈과 내 삶의 일부가 된 느낌
어떤 의미로는 카카시라는 기표 자체가 문법에 등장하는 '부정대명사'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하나...-_-

아니 원래도 독립적인 개념으로 존재했으니까 마사시도 욕하고 뭣도 하고 뭐 그런거지만
나 정말 결혼했나봐.(미침)


원래는 방에 모셔두고 싶은 개념이었다면 지금은 건축재료같은 느낌?

주변에 산재한 똥보다 못한 개갞끼들 치우느라 씩씩거리기도 하고
좋아서 불타는 마음이 감당이 안돼서 그 불길에 내가 타죽을 것 같아서 괴롭다고 몸부림치기도 하고
이거야 원래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긴 한데

이젠 가만히 등이나 맞대고 아무 말 없이 하늘만 쳐다보고 있어도 행복할 거 같은 느낌
손잡고 산책이나 하고 싶은 그런 느낌


그리고...... 알고 있다
제단에 모신 환상과는 등을 맞댈 수도 나란히 걸을 수도 없다는 걸
나는 그것과 이것을 등가교환 했다

처음 끌어내렸을 땐... 아니 뭐 예상치 못한 추락같은 거였지만 쨌거나
가장 먼저 든 감정과 유일한 선택지로 주어진 것 같은 길은 동정이었다
그거 내가 제일 싫어하는 건데.
동정을 사랑이라 착각하는 거.......... 근데 그렇게라도 해야할 거 같았단 말이지
생일케잌사진 올려두고 끄적인 것처럼
하지만 지금은 그 말 철회.

동정은 사랑이 아니야. 적어도 내가 바라는 형태는 아님.
난 네가 불쌍하지도 않고 불쌍해하고 싶지도 않아.
흡집이라도 날까봐 결벽떠느라 그런 것도 아님.......
그저 불쌍해할 필요가 없을 뿐이지.

지금 그대로의 카카시도 아름답지만
사실 난 카카시가 정말 린을 죽였든 이제와서 오비토처럼 흑화를 하든 계속 좋아했을 거다
.......적어도 전에는 이 정도면 탈덕이다.....ㅂㄷㅂㄷ 하며 못했을지라도 지금은 할 수 있을 거 같은 기분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든, 수백가지 이유를 붙여서라도........ 이해하겠지
이해해서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니까 이해하는 거라는 말 어쩌면 맞다고 생각해.


그래서 그렁가.
정작 카카시는 오비토도 미나토도 나루토도 사스케도 미워하긴커녕 존나 좋아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전엔 그게 존나 억울하기만 했는데 이제는 맥이 탁 풀린다
그 호로자식들-_-을 욕하고 그들한테 무언가 요구하고 싶은 건 순전히 내 욕망일 뿐.....
내남좌가 불만이 없다면 내가 욕해서 뭐하나 싶다. (............나 의외로 배우자한테 순종적인 스타일????? <<........)
아니 근데 이놈은 왜 불만이 없는 거여........ 그러니까 니가 호구라는 거야.............흙흙........ㅠㅠ

내가 사랑하는 대상이 사랑하는 무언가를 같이 사랑해줄 수 없는 건 정말 괴롭기 마련..
난 현실이든 덕질이든 그렇게 사랑해본 적이 없다
뭐.. 지금이라고 할 수 있다는 건 아니고-_-(근데 나루토에 한해서는 이미 그러고 있었던 거 같다........-_- 니가 좋다는데 어쩌겠니..ㅉㅉ.. 하는 심정? 근데 뭐 이것도 내 다른쪽-_-욕망과 맞아떨어졌으니 가능)

근데 적어도 시소타기는 할 수 있을 거 같다
지금까진 무게중심이 존나 내쪽으로 미친듯이 기울어 있었고, 현재는 카카시쪽으로 기울어 있느라
내가 존나 꿀먹은 벙어리마냥 뻐끔뻐끔 하고 있지만(그니까 벙어리 상태는 벙어리임으로써 덕질을 하고 있는 뭐 그런 늑힘?)
조금만 연습하면 하고 싶은대로 왔다갔다 할 수 있겠........지?
난 내 욕망이 잘못됐다거나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으므로 내가 원할 땐 존나 화내고 싶거들랑ㅗㅗ
카카시 이놈은 좀 쥐어박아주고. <<......
.......여튼.



대상을 사랑하는 만큼만 이해도 할 수 있는 거라면
난 카카시가 왜 오비토 이하 떨거지들을 미워하지 않는지, 왜 화조차 내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사실 지금도 상당부분 그런데.....
그러니까 내가 호구같은 카카시 대신 챙겨먹어줌, 내가 대신 따져줌 이런 늑힘이었는데..........
이건 바꿔말하면, 어쩌면 난 딱 그만큼은 카카시를 사랑하지 못했던 거 아닐까나

나와 그 떨거지들을 직결하면 난 결코 그것들을 인정하지 못하겠지만 카카시를 쿠션 삼으면 할 수 있을 거 같....
아니 하고도 남겠지, 왜냐하면 난 존나 세계최고로 카카시를 사랑하고 싶잖아?
모두 내가 이김ㅇㅇ 할 수는 없어도 존나 아무한테도 안 질 자신은 있좌나?

아 그러고보니 나도 깨진 거울이라고 미워하고 그러진 않는데
왜 카카시의 깨진 거울은 존나게 미운 걸까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

.........ㅡㅡ............



머.. 카카시가 애도 아니고 알아서 하겠지.

원래 그 퀴즈의 마지막 퍼즐조각이 맞춰지는 걸 봤을 땐
울다 못해 정말로 목 매달고 자살이라도 할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렇지도 않다

내 얘기를 듣던 모님의 말씀처럼
카카시는 그냥 무너지고 폐인이 되더라도 결국 끈질기게 살 것 같은 느낌
'절대'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유전자 어디 안 가니까), 네가 사쿠모인 것도 아니야
그건 네 인생 자체가 증명하고 있음
예외 없이 발현되는 쓰레기같은 우치하 유전자와는 달리...-_-.........

그리고 내 생각이 맞다면
카카시는 나보다는 훨씬 똑똑하고 이상한 놈이니까.......(.............)
결국 또 길을 찾겠지

알아서 하겠지, 라고 말할 수 있는 건 그래서.

근데 머........ 아니어도 상관은 없음.
어떤 모습이더라도.
 
나야말로 또 길을 찾겠지
수 백 수 천 번이라도, 깨져서 모래보다 고운 가루가 돼도 
찾아낼 수 있어

듣고 있냐
내 마음이 이 정도임 너 존나 결혼 잘함 <<.....



카카시는 거울이 깨졌다가 다시 대강 이어붙여진 채로 박제됐는데
사실 그게 어떤 모습이든 무슨 상관인가 싶어짐
중요한 건 그걸 만든 게 카카시라는 사실이다

열심히 때 빼고 광 내라 그러면서 열심히 들여다봐
거기 비치는 그거 사실 오비토도 나루토도 아니야
너야

뭐.., 깨닫지 못해도 괜찮아
내가 알고 있으니까
대신 사랑해줄게 네 몫까지..

이렇게 비엔나 소시지처럼 줄줄이 엮여서
먼가 물아일체 되능 기분
내가 너고 니가 저놈이고 저놈이 그놈이고.....
서로 끝없이 반사하는 마주보는 두 거울 사이에 서 있는 거 같다



아 머라 씨부리는 거여 지금....



나 분명 오비토 사스케 새끼 생각하다가 빡쳐서 이불 걷어차고 일어났는데
왜 전혀 딴소릴 씨부리고 있어....

자야지........
ㅅㅂ 날 밝고도 한참 됐어
결국 맨날 이 시간이야




+
부제는 우리 결혼했어요 정도로 해두는 게 좋겠다.........(.................)
왜냐하면 이 감정이 "언젠가는 끝날 테니" 타오를 때 다 태우겠음!! 하던 단계는 지났거등........
난 평생 사랑할 테요 하고 서약할 수 있을 거 같거든............... 깔깔.
식고 변하고 깨지는 것에 대한 회의도 불안감도 없이 '평생'이라고 편안하게 무언가 언급할 수 있는 기분은 처음 느낌. 
이제 진짜 다키마쿠라를 사야.......(........)

++
그런 의미로 선과 점이 되어 2차원으로 사라지고 싶다..............(..................)
출근 시바라........ㅇ<-<





2014. 10. 2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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